2027 대입의 첫 시험, 성적보다 '복기'의 중요성 강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지난 24일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되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의 등급 결과 자체보다 "각 과목에서 드러난 약점을 분석하고 남은 입시 기간의 학습 우선순위를 재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7학년도 대입의 첫 시험대는 '완성'이 아닌 '진단'의 의미가 크다는 전문가 진단이다.

 

◇ 작년 수능과 비교해 "약간 쉬운" 난도…국어·수학는 평이, 영어는 까다

이번 3월 학력평가는 작년 2026 수능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약간 쉬운'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전국 단위 시험을 처음 치르는 고3 수험생들에게는 체감 난도가 결코 낮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국어 영역은 신유형 없이 평이한 구성으로 출제되었다. 지난해 수능의 문제 배치 순서를 그대로 따라 독서 17문항, 문학 17문항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영장주의와 적부 심사(사회), 정체성과 규범(인문), 도파민(과학) 등 다양한 제재가 활용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은 전반적으로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과 시간 관리가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학 영역도 공통 과목은 작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되었고, 선택 과목(미적분·확률과 통계·기하)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초고난도 문항은 가급적 배제되었으나 중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위해 계산량이 상당한 문항들이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공통 과목 15번 문항(적분에서 미분으로)과 22번 문항(지수·로그함수 그래프)은 작년 수능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단원별 비중을 조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 영어 영역은 상대적으로 더 까다로웠다. 지문이 길고 어휘 수준이 높았으나, 답을 찾는 과정에서 까다로운 선택지가 적어 최종 난도는 작년 수능보다 약간 쉬운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빈칸 추론은 무난했던 반면 글의 순서(36번), 문장 삽입, 함의 추론(21번) 등에서 수험생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선택과목 적응도 점검이 첫 단추"…국어 '언매'·수학 '미적' 유리한 구도

이번 3월 학평이 갖는 전략적 의미는 매우 크다. 특히 국어와 수학에서 선택과목을 적용해 치르는 첫 전국 단위 시험인 만큼, 자신이 선택한 과목이 점수 확보에 얼마나 적합했는지를 따져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는 점이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3월 학평은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학습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점검하는 시험"이라며 "N수생이 참여하지 않아 완전한 경쟁 구도는 아니지만, 전국 단위에서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첫 지표"라고 설명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선택과목별 유불리에 주목했다. 그는 "점수 구조상 국어는 '언어와 매체', 수학은 '미적분'이 유리한 구도가 예상되고 있다"며 "이번 시험 결과를 토대로 과목 결정의 적합성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약 현재 선택한 과목에서 예상보다 낮은 성적이 나왔다면, 아직 남은 시간 동안 과목 변경을 검토해볼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 "점수보다 대응 과정 복기가 핵심"…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의 조언

3월 학평 이후 수험생들이 가져야 할 태도는 명확하다. 단순히 등급 컷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시험장에서의 행동 과정을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김병진 소장은 "실제 결과나 난이도보다는 첫 시험이라는 점에서 오는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측 난이도에 매몰되지 말고 스스로 느끼는 난이도에 따른 대응 과정을 복기해야 한다"며 "예상보다 쉬웠던 부분에 적절히 대응했는지, 어려웠던 부분에서 어떻게 대처했고 향후 어떻게 개선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수학이나 탐구 등 전 범위가 아닌 과목들의 특성을 고려한 학습 전략이다. 고1·2 때 배운 내용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시험을 토대로 학습의 우선순위를 재설정하고 남은 기간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 "70% 학생이 수능에서 성적 하락"…3월 학평은 출발점, 목표가 아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3월 모의고사 성적이 수능에서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는 약 7%에 불과하다. 약 20%의 학생들이 성적을 올리는 반면, 약 73%의 학생들이 수능에서 3월보다 성적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따라서 3월의 좋은 성적에 만족하거나, 나쁜 성적에 절망하는 것은 모두 금물이다.

대신 이번 3월 학평을 통해 드러난 강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치밀한 오답 분석이 필요하다.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거쳐 11월 수능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한 '첫 단추'로 삼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